들어가며
한국 현대 조각의 거장 권진규(權鎭圭, 1922~1973)는 '영원성'을 향한 치열한 구도자적 삶을 살았던 작가로 평가받고 있으며 작품 세계는 그가 추구했던 예술 철학과 깊은 내면의 고뇌가 응축되어 있으며, 단순한 재현을 넘어선 조형의 본질을 탐구합니다. 권진규는 흔히 사용되는 돌이나 나무 대신, 흙으로 빚어 구운 테라코타(Terracotta)와 삼베에 옻칠을 바르는 건칠(乾漆) 기법을 주로 사용했는데 특히 테라코타는 흙의 투박하고 따뜻한 질감을 그대로 살려내어, 그의 작품에 독특한 생명력을 부여하고자 했다고 합니다. 이 재료들은 당시 유행하던 추상 조각이나 금속 조각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그는 흙과 불이 만들어내는 우연한 효과를 통해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구축했습니다. 오늘은 권진규님의 마두 라는 테라코타 작품을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작품설명
마두는 말의 얼굴만을 클로즈업해 이제 막 경주를 시작하기 위해 앞으로 달려 나가려는 듯한 말의 긴장된 모습을 조각한 작품이다. 힘을 모아 거칠게 숨을 쉬고있는듯 약간 벌어진입, 정면을 향해 비장하게 크게 뜬 눈, 뒤로 젖혀진귀 등 말의 얼굴 근육과 표정이 마치 금방이라도 살아 움직일듯이 사실적으로 표현 되어있다. 말의 몸통을 과감하게 생략하고도 사실적인 표현으로 말의 강한 근육과 역동적인 모습을 통해 섬세한 아름다움을 느낄수 있다.

마두와 같이 진흙으로 빚어 구운 테라코타기법은 전통적인 우리 조각에서 많이 활용한 기법으로 돌을 깎는것 보다 훨씬 더 섬세한 표현을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권진규의 마두는 오래된 전통의 현대화를 잘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흙을 빚어 만든 ‘말’은 신라시대의 토우를 비롯해 전통적으로 무덤의 부장품으로 널리 쓰여졌으며 무덤 앞에는 돌로 조각한 말을 세워두기도 했다.

작가소개
권진규(1922~1973)는 1922년 함경남도 함흥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바닷가에서 흙을 가지고 놀기를 좋아했고 항상 뭔가 만드는 일에 몰두했었다고 한다. 1949년 국교가 단절된 상태인 일본에 건너가 무사시노미술학교 조각과에 입학해 조각을 공부했다. 이미 대학 재학시절부터 특별한 재능으로 두각을 나타내 주위 일본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

1953년, 당시 일본 최고권위의 공모전인 이과전에 특선하여 유럽에 유학 갈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으나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좌절 되었다. 1959년 어머니의 간청으로 귀국 했으며 귀국후에는 주로 우리 전통양식인 테라코타와 건칠(乾漆)을 사용해 작품을 제작했다. 권진규의 조각은 최대한 절제된 형태안에 금방이라도 살아 움직일 듯한 사실적인 표현으로 고도의 긴장감과 응축된 힘을 담고 있다.

권진규는 주변 사람들을 모델로 긴목과 사선으로 좁게 처리된 어깨가 특징인 인물상들을 제작했으며 움직임이 없는 정적인 인물 표현을 통해 영원을 향한 이상세계를 추구하는 인간의 모습을 담아내고자 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말의 역동적인 형상을 통해 이상을 향한 열정적인 힘을 표현했다.

권진규의 작품은 자소상, 춘엽니, 애자, 말, 마두, 지원(志園)의 얼굴 등 그의 내면과 외로움이 깊게 스며든 작품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작품들은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고려대학교박물관, 리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등에 소장되어 있으며, 그의 예술적 유산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하고 있습니다.
소장미술관
권진규의 조각 작품인 마두(馬頭)는 여러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다음 두 곳에서 '마두'를 소장하고 있는데 리움미술관에서는 1966년 제작된 마두를 소장하고 있고, 고려대학교박물관에서는 권진규가 직접 판매한 작품 중 하나로 마두를 소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서울시립미술관은 마두와 관련된 다양한 자료들을 소장하고 있으며, 2022년 권진규 탄생 100주년 기념전과 같은 대규모 회고전을 통해 그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기도 했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도 권진규의 작품과 아카이브 자료를 소장하고 있습니다.
마무리
권진규님은 서구의 근대 조각(로댕, 부르델 등)의 영향을 받았지만, 이를 단순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동양적 사유와 한국적 정서를 결합하고자 노력했으며 작품 중 인물 두상들은 표정이 절제되어 있고, 먼 곳을 응시하는 듯한 시선으로 숭고하고 고독한 내면을 드러냅니다. 이상적인 인간을 표현하고자 했던 그의 예술 철학을 보여줍니다. 또한, 고구려 벽화나 신라 토우, 고려 시대의 건칠 불상 등 한국 전통 미술에서 영감을 얻어 작품에 녹여내며 한국적 미의식의 탐구에 관심을 가지고 작품활동을 하였으며 조각들은 단순히 대상을 재현하는 것을 넘어, 한국의 고유한 미의 원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려는 노력을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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