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와인기구(OIV)가 발표한 세계 와인 생산량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와인을 가장 많이 생산한 국가는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순이고, 생산 면적에서는 스페인이 세계 1위라고 한다. 이 세 국가는 EU 전체 와인의 78%를 생산하며, 전 세계 와인 생산량의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 그러나 한국에 수입되는 와인 중 스페인 와인은 10%도 되지 않을 정도로 미미하다. 한국에서 수입 와인 전문점이나 백화점 와인 코너에 가봐도 스페인 와인의 수는 현저히 적었다. 수입 프로세스나 관세, 주류세 등의 문제가 다른 나라에 비해 까다로운 것일까?
스페인 최고등급 와인
스페인 식당에서는 음식 메뉴만큼 중요한 게 와인을 고르는 일이라고 하는데 식당에 가면 두꺼운 와인 메뉴를 따로 받는데, 지역 혹은 포도 품종에 따라 와인이 분류되어 있다. 포도 종류, 만든 연도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지는 와인을 심사숙고해서 고르고 음식과 곁들여 먹는다. 식전주, 레드 와인, 화이트 와인, 까바(스페인 샴페인), 식후의 디저트 와인까지 스페인 미식을 논하지 못할 정도로 와인은 스페인 사람의 삶에 녹아있다. 이렇게까지 된데는 스페인 와인에 대한 높은 신뢰가 형성됐기 때문으로 스페인의 와인 관리 시스템은 DOP(원산지 보호명칭)라 부르고, 프랑스의 AOC, 이탈리아의 DOC처럼 등급을 매겨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가장 높은 등급은 DOCa로 스페인 내 최고 와인 등급으로, 현재 리오하(Rioja)와 프리오랏 두 지역만 이 타이틀을 가지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매우 유명한 리베라 델 두에로(Ribera del Duero)와 같은 유명 지역의 와인 역시 이 등급을 받기 충분한 자격을 지니고 있지만, 등급 취득을 하지 않고 있다. 다음은 DO 등급으로, 이곳에 속한 와인은 스페인 내에서 높은 명성을 얻고 있으며 DOCa에 준하는 질을 자랑한다. 또한 와인의 숙성 기간에 따라 호벤, 크리안자, 레세르바, 그란 레세르바 네 가지 종류로 나뉘는데, 숙성 기간이 길수록 가격이 더 높다. 보통 스페인에서 와인으로 유명한 지역은 강을 끼고 발달해 있는데 스페인 중북부에 위치한 에브로강은 스페인에서 가장 유량이 많은 강으로 리오하 와인의 생산지이다. 에브로강의 지류인 오하(Oja)와 강(스페인어로 Rio)이라는 단어를 가져와 이름이 리오하(Rioja)가 되었다. 이 지역은 강수량이 적은 편이고, 좋은 채광과 토양 덕분에 포도나무를 키우기에 최적의 조건이라 하며 높은 칸타브리아 산맥은 바다의 습한 기운을 차단해 완벽한 지중해성 기후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유럽 주류 역사에 큰 영향을 끼친 19세기 필록세라(진드기)병 습격 사건
이는 프랑스와 스페인 리오하 와인산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하며 진드기가 유럽대륙을 습격한 이 사건으로 유럽 와이너리에 대재앙이 찾아왔고, 프랑스 지역의 포도밭은 쑥대밭이 됐다. 이를 피해서 많은 와인 양조자들이 가깝게는 스페인, 멀게는 남미와 호주까지 이주해 와인 제조의 명맥을 이어갔다. 이때 프랑스 보르도 지역의 와인 양조자들이 기후가 비슷한 스페인 리오하 지역으로 터전을 옮겼는데 프랑스식 와인 제조 방법을 이식시키면서 스페인 와인 산업을 이끌어가기 시작했다. 이후 1, 2차 세계대전과 스페인 내전 등 역사적으로 힘든 시기를 모두 이겨내면서 스페인 와인산업은 더욱 성장할 수 있었다. 리오하만큼 스페인 현지에서 많이 소비되는 와인으로는 리베라 델 두에로가 있다. 이는 카스티야이레온 지방에서 시작해 포르투갈 포르투까지 이어지는 두에로강 유역을 따라 발달한 와인으로 지중해 기후와 대륙성 기후의 중간 수준인 이 지역은 연간 강수량이 적고, 겨울에는 최저 영하 20도, 여름에는 최고 40도까지 온도가 치솟는다.

두에로 강의 영향을 받아 리베라 델 두에로의 지형과 토양은 다양해졌고, 이런 극단적인 자연환경이 복잡한 떼루아(와인 포도를 재배하는 데 영향을 주는 요소)를 형성해 이 지역만의 고유한 풍미를 만들어내는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포도 수확을 할때는 80%가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며 헥타르(㏊)당 포도 생산량을 초과하지 않는 등 생산량보다는 최상의 품질을 유지하는 데 신경을 쓴다. 스페인은 레드와인으로 훨씬 유명하지만, 한국인이 가장 잘 알고 있는 스파클링 와인인 까바(Cava)는 스페인 여행 중 빼놓을 수 없는 진미로 이밖에 스페인에서 맛보면 좋은 화이트 와인은 알바리뇨다. 알바리뇨는 스페인 북서부의 갈리시아와 포르투갈 지역에서만 유일하게 재배되는 포도라고 하며 이베리아반도 특유의 화이트 와인을 즐기고 싶은 사람이라면 놓쳐서는 안 될 와인이다. 꽃, 복숭아, 사과 등의 싱그러운 과일향을 자랑하며, 무겁지 않고 드라이한 맛을 지니고 있어서 해산물과 무척 잘 어울리는 종류이다. 또한 산도가 높은 편이라 입맛을 자극하기 좋아 식전주로도 제격이다.
스페인 와인 등급
비노 데 메사(Vinos de Mesa) ◎ Vinos de Mesa(비노스 데 메사): 딱히 지리적 명칭이 붙지 않는 테이블 와인으로 스페인 어느 지역의 것이라도 상관이 없으며, 서로 다른 지역의 것이 혼합될 수도 있다. ◎ Vinos de Mesa con derecho a la mención tradiciónal “Vinos de la Tierra”(비노스 데 메사 콘 데헤초 알라 멘시온 트라디시오날 “비노스 델라 티에라”): 지방 자치 지역과 같이 넓은 범위에 속하는 40개 지역에서 생산되는 테이블 와인이다. 예전의 비노 델 라 티에라(Vinos de la Tierra)의 것으로 프랑스 뱅 드 페이(Vins de Pays)와 유사하다. VCPRD(Vinos de Calidad Producidos en una Región Determinda) 좋은 품질로 명성이 높은 와인 생산 지역에 부여되는 명칭이다. 테이스팅 위원, 원산지 증명, 백 라벨의 인증, 와이너리와 와인의 등록 등을 위한 위원회가 있다. ◎ VCIG(Vinod de Calidad con Indicación Geográfica): 지리적 명칭을 표시하는 와인 산지로 ‘티에라 데 레옹(Tierra de León)’, ‘아를란사(Arlanza)’, ‘발레스 데 베나벤테(Valles de Benavente)’, ‘아리베스(Arribes)’, ‘티에라 델비노 데 사모라(Tierra del Vino de Zamora)’ 다섯 곳이 있다. ◎ DO(Vinos con Denominación de Origen): 고급 와인이 생산되는 지역으로 61곳이 속한다. 이 와인은 지정된 지방, 지역, 포도밭에서 생산된 것이라야 한다. DO 와인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와인 재배지역이 고급 와인 생산자로서 최소 5년 동안 알려져야 한다. 또, DO에 포함될 수 있는 토지라도 포도밭으로서 적합한 곳이라야 한다. ◎ DOCa(Vinos con Denominación de Origen Calificada): DO 와인으로 적어도 10년 동안 인정받은 것. 이 와인은 정해진 지역에서 DO에 등록된 저장실에서 독자적으로 주병되어야 한다. 생산 시설은 DOCa의 인증이 안 된 와이너리와 동일한 장소에 있어서는 안 된다. 현재, ‘라 리오하(La Rioja)’, ‘프리오라토(Priorato)’ 두 곳만 DOCa로 지정되어 있다. ◎ Vinos de Pagos(비노 데 파고): 이 와인은 특별한 미기후(Microclimate)와 뛰어난 와인을 생산한 실적이 있거나, DOC 구역 안에 위치한 단일 포도밭에 지정된다. 현재, 파고(Pago, DO의 단일 포도밭)는 ‘도미노 데 발데푸사(Domino de Valdepusa)’와 ‘핀카 엘레스(Finca Élez)’, ‘엘구이호소(El Guijoso)’ 세 곳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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