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하고 입에서 사르르 녹는 육회! 여러분은 육회를 좋아하시나요? 육회만 먹기가 부담스러운 분들도 달콤한 배와 고소한 계란 노른자를 휘휘 저어 같이 먹으면 정말 맛있죠. 여러분은 육회에 대해 얼마만큼 알고 계신가요? 오늘은 육회를 먹게 된 배경과 육회를 먹는 나라들, 육회를 사용하는 부위들을 이야기해 드릴게요.
소고기 육회의 역사
고소하고 쫀득한 육회는 소고기를 얇게 저며 양념에 날로 무친 음식인데요. 동아시아권에선 한국이 유일한 섭취국으로 알려져 있어요. 그렇다면 육회는 언제부터 먹기 시작한 걸까요? 한국인들이 언제부터 회를 즐겨 먹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상고 시대부터 먹어왔거나 몽골민족이 세운 원나라에서 고려 말엽에 전래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조선시대 중기 실학자 이수광이 1614년 쓴 저서 ‘지봉유설’(芝峰類說)을 보면, 중국인들이 익히지 않은 고기를 먹는 조선인을 보고 화를 내거나 놀렸다고 적혀 있습니다. 또한 1621년 쓴 저서 어우야담(於于野談)에는 다음의 글이 실려 있는데요.
임진왜란 때 우리나라에 주둔했던 명(明)나라 군사들은 조선 사람들이 회를 잘 먹는 걸보고 모두 침을 뱉었다. 그래서 한 선비가 어떤 군사에게 논어(論語)에서는 공자님도 회를 싫어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회가 더럽다는 게 무슨 말이냐?고 물었다. 이에 그 군사는 소의 밥통은 더러운 것을 싼 것이므로 회로 먹으면 뱃속이 편할 리 없다. 중국인들은 잘 익힌 고기가 아니면 먹지 않는다. 회는 오랑캐 음식이다’라고 하며 욕을 했다. 이처럼 육회는 중국에서 오랑캐 음식으로 알려져 있었는데요. 과거에 고려가 원(元)의 지배를 받던 시절, 이곳으로 흘러들었던 기마 민족의 음식문화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외국은 육회를 먹나요?
그렇다면 다른 나라에서는 육회를 먹을까요? 먹는 나라도 있고, 그렇지 않는 나라도 있습니다. 먼저 프랑스인들은 ‘타르타르’라고 불리는 말고기 육회를 먹습니다. 조리 방법에 따라 뵈프 타르타르, 뵈프 스테이크 타르타르, 타르타르 스테이크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부르는데요. 여기서 ‘타르타르’란 말은 중국 북부지역부터 중앙아시아에 걸쳐 거주하는 유목민족 타타르족이 먹는 육회에서 유래됐습니다. 타타르족은 중세시대부터 날고기를 갈아 소금, 후추 등 향신료를 첨가해 버무려 먹었는데, 18세기 중앙아시아와 중국 신장 지역으로 이주해 왔다고 해요. 우리나라 역사에도 타타르족이 등장합니다. 바로 달단(韃靼)이란 이름인데요. 이들은 우리나라에 들어와 짐승 잡는 일을 업으로 삼았다 하여 백정(白丁)의 뜻을 갖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타타르족의 요리는 한국의 육회와 프랑스의 타르타르의 기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음으로 일본은 생선만 날로 먹습니다. 그래서 생선초밥, 사시미 등이 발달해 있죠. 반면, 중국은 날 음식을 거의 먹지 않습니다. 과거 11세기 이전엔 중국에서도 육회를 먹었으나, 11세기 송나라 때 중국 전역에 대역질이 유행하면서 육회를 더 이상 먹지 않았다고 하네요.
육회 부위 알아보기
우둔살과 홍두깨살, 일부 고급 육회집에서는 채끝살도 사용합니다. 그렇다면 육회는 주로 소의 어느 부위를 사용할까요?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곳은 우둔살과 홍두깨살인데요. 먼저 우둔살은 소 엉덩이 안쪽에 지방이 적은 살코기가 덩어리로 모인 곳으로, 소의 뒷다리 부위 중에 가장 연하고 맛도 담백해서 육회로 많이 이용합니다. 특히 우둔살은 다른 부위에 비해 지방이 적고 살이 연하며, 담백한 맛이 일품입니다. 다음으로 홍두깨살은 우둔살 옆면에 원통 모양으로 길게 붙어 있는 부위로, 다듬이질할 때 사용한 홍두깨 방망이와 비슷해 이 이름이 붙여졌는데요. 지방이 거의 없는 살코기 덩어리로 단단하면서 결대로 잘 찢어져 장조림용으로 많이 사용합니다. 또한 산적과 육회, 육포용으로도 사용합니다. 우둔살과 홍두깨살 이외에도 일부 고급 육회집에서는 채끝살을 사용하기도 해요. 채끝살은 지방이 좀 더 풍부하고 조직이 부드러운데요. 우둔살과 홍두깨살보다 나오는 양이 적어 고급육으로 꼽힌답니다.
'[술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술이야기] 70년 전통의 청송양조장 막걸리, 얼음골 동동주, 사과 막걸리 (42) | 2024.11.18 |
---|---|
[술이야기] 해장으로 좋은 전통 국밥의 유래, 지역별 특색 국밥 이야기 (46) | 2024.11.13 |
[술이야기] 가을이에요~ 술 안주로 좋은 가을 전어 고르는 방법 (39) | 2024.11.12 |
[술이야기] 꼭 마셔야 하는 수입맥주 추천, 편의점에서 사야하는 맥주추천 (54) | 2024.11.07 |
[술이야기] 술 안주로 좋은 돈까스(돈가스)의 유래, 돈까스 이름은 어디서 왔을까? (49) | 2024.11.0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