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집에서 위스키 한 잔을 기울이기 좋도록 가급적이면 복잡한 조리법과 많은 재료가 소비되는 음식은 제외하였습니다. 여러분만의 환상적인 마리아주를 찾아내는 여정에 작은 이정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페어링 (Pairing)에 사용되는 음식 메뉴를 가리키는 마리아주 (Marriage)란 프랑스어로 결혼, 결합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로 와인 페어링 (Wine Pairing)에 사용되는 말입니다. 잘 조합된 와인과 마리아주의 페어링은 그 자체만으로도 서로의 풍미를 끌어올려 더욱 즐겁고 풍성한 식사 자리를 만들어줍니다.
위스키 안주 페어링
19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푸드 페어링 (Food Pairing)은 와인을 지나 위스키 (Whisky)에도 적용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이전의 시대까지 위스키는 주로 식전주나 식후주로 음용되곤 했지만, 미식가들과 요리사들 사이에서 위스키에도 그에 맞는 단짝을 찾기 위한 노력이 이어졌습니다. 특히 2019년은 위스키 페어링 (Whisky Pairing)이 하나의 트렌드가 되면서 다이닝 요소를 갖춘 몰트 위스키 바들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1.페어링의 기준 음식과 술을 페어링 할 때 중요한 포인트는 서로 상호 보완 혹은 상승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한다는 것입니다. 위스키가 지닌 향과 풍미의 캐릭터 레인지는 굉장히 광범위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규칙을 정한 후에 위스키와 그에 맞는 음식을 찾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푸드 페어링에서 주의해야할 점은 어느 한 쪽의 맛이 다른 한 쪽을 지배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와인과 음식을 조합하는 것과 같습니다. 신맛이 강한 과일과 와인을 조합할 경우 와인이 가지고 있는 풍미가 반감됩니다. 때문에 과일을 와인 안주로 추천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인 것입니다.
위스키 바디감에 따른 안주 페어링
기준 라이트 바디 위스키
가벼운 바디를 지닌 달위니 (Dalwhinnie), 글렌리벳 (the Glenlivet)과 같은 위스키들은 신선하고 향과 맛이 강하지 않으며 부드러운 음식이 어울립니다. 부드러운 빵, 크림 치즈, 스시, 해산물 요리가 매우 잘 어울립니다. 스카치 위스키 가운데 스페이사이드 (Speyside) 지역의 위스키, 일본 위스키처럼 화려하고 꽃향기가 나는 위스키는 과일과 베리류와 같이 신선한 음식과 궁합이 좋습니다.
미디엄 바디 위스키
보모어 (Bowmore), 조니워커 (Johnnie Walker)와 같이 피트향을 약함~ 중간 정도로 지니고 있으며 중간 정도의 바디감을 지니는 위스키가 여기에 속합니다. 대부분 흰색 육류 (가금류 등), 두부 요리와 같은 고단백 음식이나 훈제 요리들과 잘 어울립니다. 이 때 너무 강하게 태우듯이 그을린 요리보다는 겉면을 살짝 그을린 요리들이 더욱 좋습니다.
풀 바디 위스키
셰리 캐스크, 특히 유러피언 캐스크에서 숙성된 위스키들은 바디감이 강하고 풍부한 풍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맥켈란 (the Macallan)으로 대표되는 이 위스키들은 본식 요리들과 잘 어울립니다. 그 중에서도 스테이크와의 궁합이 좋은 편입니다. 디저트류와 페어링을 할 경우 달콤한 크림이 들어간 디저트나 캐러멜 풍미를 지닌 디저트와 함께 페어링하면 좋습니다. 디저트에 사용되는 시나몬, 진저, 아니스와 같은 베이킹 향신료는 오랜 기간 숙성된 풀 바디 위스키들에게 더욱 흥미로운 요소를 더해주기도 합니다.
피트 위스키
라가불린 (Lagavulin), 옥토모어 (Octomore)와 같이 강한 피트향을 품은 위스키들은 다크 초콜릿, 훈제 연어, 염소 치즈, 블루 치즈 등과 잘 어울립니다. 그러나 피티드 위스키와 강하게 훈연한 바베큐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서로 다른 스모크 풍미가 충돌하여 엉망이 되어버립니다. 개인적으로 라가불린 16년과 석화 (또는 생굴)을 페어링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굴 위에 아일레이 위스키를 뿌리기만 하면 됩니다. 이 조합은 아일레이 위스키가 지닌 강한 해양성과 솔티한 풍미가 더욱 풍부해지는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위스키 숙성 캐스크에 따른 안주 페어링
기준 버번 캐스크 (Bourbon Cask) : 버번 캐스크에서 숙성된 위스키는 가볍고 신선하며 토피, 캬라멜의 달콤한 풍미, 오크와 바닐라의 향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위스키들은 생선 요리, 신선한 조개 요리, 샐러드, 닭과 같은 가금류 요리, 과일과 잘 어울립니다. 셰리 캐스크 (Sherry Cask) : 셰리 캐스크에서 숙성된 위스키는 와인의 특성을 일부 지닙니다. 덕분에 와인과 페어링하는 붉은 고기 요리와 굉장한 하모니를 보여줍니다. 또한 셰리 캐스크에서 만들어지는 건포도 풍미는 ‘진짜’ 건포도와 페어링을 시도할 수 있으며 숙성된 치즈, 초콜릿과도 좋은 궁합을 보입니다.
일반적인 위스키 안주 페어링
1. 초콜릿(Chocolate)
초콜릿 위스키와 함께 조합되는 가장 일반적이고 대중적인 조합입니다. 초콜릿 또한 그 풍미의 깊이가 다르므로 위스키에 맞게 적합한 풍미를 지닌 초콜릿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래 간단한 예시를 살펴보겠습니다. 글렌모렌지 시그넷 (Glenmorangie Signet)의 경우 짙고 묵직한 풍미를 지닌 다크 초콜릿이 어울릴 것입니다. 씁쓸하지만 짙은 향을 지닌 다크 초콜릿은 글렌모렌지 시그넷이 지닌 묵직한 바디감과 초콜릿 발리가 선사하는 풍부한 향과 달콤함을 더욱 강하게 부각시킬 것입니다. 다른 예로 부드러운 풍미와 오렌지 향을 지닌 초콜릿은 글렌피딕 15년 (Glenfiddich 15y)이나 글렌리벳 (the Glenlivet)과 같이 과일향을 지니고 있는 화려하고 가벼운 위스키에 어울릴 것입니다. 특이한 것은 버번 위스키로, 이 미국 위스키는 다크 초콜릿을 제외한 대부분의 초콜릿과 좋은 궁합을 보입니다.
2. 치즈(Cheeze)
치즈 와인만 치즈와 함께 제공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입니다. 위스키는 또 다른 치즈의 동반자일 것입니다. 진한 향과 풍미를 지닌 블루 치즈는 라가불린 16년 (Lagavulin 16y)과 굉장한 궁합을 보여주며 조니워커 블랙 (Johnnie Walker Black Label)과 같이 스파이시한 풍미를 지닌 위스키 대부분과 잘 어울립니다. 염소 치즈, 브리 치즈, 까망베르 치즈, 크림 치즈처럼 부드러운 텍스처와 풍미를 지닌 치즈는 발베니 12년 (the Balvenie 12y)과 같이 달콤하고 부드러운 위스키와 찰떡궁합입니다. 스모키한 풍미를 지닌 위스키는 숙성된 체다 치즈와 어울립니다. 위스키의 풍미에 따라 꿀이나 시럽을 더하는 것도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합니다.
3. 말린 과일과 견과류(Nuts)
견과류 바에서 가장 많이 제공되는 사이드 메뉴입니다. 고소하며 드라이한 풍미를 지닌 위스키일수록 견과류와의 궁합이 좋습니다. 약한 견과류 풍미를 지닌 위스키는 견과류가 지닌 고소한 맛이 그 풍미를 보완해줄 것입니다. 말린 과일, 절인 과일, 열대 과일 풍미가 풍부한 위스키는 말린 과일들과 잘 어울립니다. 셰리 캐스크 숙성 위스키 가운데에는 건포도 캐릭터를 지닌 위스키들이 있는데, 그들 또한 건포도, 견과류와 훌륭한 조합을 이룹니다. 단언컨데 이 간단한 마리아주는 가장 넓은 범위의 위스키 레인지와 훌륭한 궁합을 지니고 있을 것입니다. 때문에 바 사이드의 클래식, 스테디 셀러로 불리우는 것이겠지요.
4. 스테이크(Steak)
스테이크 스테이크는 치즈, 초콜릿과 함께 고전적인 위스키 페어링으로 손꼽히는 요리입니다. 주로 유러피언 와인 캐스크에서 숙성된 풀 바디 위스키와의 궁합이 뛰어납니다. 스테이크에 사용되는 고기 부위에 따라 다른 위스키와의 조합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기름진 부위에는 스모키 풍미가 짙은 위스키를 페어링하며 기름기가 적고 고소하며 얇게 썰어 제공되는 부위와는 버번 위스키가 어울립니다. 페어링 연구에서 중요한 국가 중 하나인 미국에서는 다른 방식으로 위스키와 육류를 조합하기도 합니다. 미트로프라는 미국 전통 요리와 버번 위스키를 함께 즐긴다고 합니다. 미트로프의 지방과 기름기를 버번의 달콤하고 스파이시한 풍미가 부드럽게 보완해준다고 하네요.
5. 바베큐 폭립
바베큐 폭립 미국식 돼지고기 바비큐와 폭립, 한국의 양념 구이는 달콤한 풍미를 지닌 위스키와 짝을 이루기 좋습니다. 고기에 배인 양념에 위스키의 달콤함이 더해져 감칠맛을 더욱 강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구운 육류와 대체로 잘 어울리는 셰리 캐스크 숙성 풀 바디 위스키 또한 좋은 조합입니다. 이 경우에는 스파이시한 향과 셰리 와인이 지닌 탄닌감, 묵직한 바디감이 더욱 풍부하고 진중하게 다가옵니다.
6. 크림 브륄레
만들기도 간편한 이 디저트는 풍부한 달콤함과 부드러운 질감을 지니고 있습니다. 크림처럼 부드러운 텍스처를 지닌 달콤한 위스키들은 함께 즐기기 좋습니다. 위스키의 풍미 캐릭터로 추천하자면 토피, 꿀, 바닐라, 초콜릿, 시럽에 절인 과일, 시트러스, 플로럴 캐릭터를 지닌 위스키 모두 포함될 수 있습니다. 크림 브륄레를 대체하여 크림 케이크를 조합해도 좋습니다.
7. 애플 파이(Apple Pie)
애플파이 속에 애플 잼이 가득한 애플 파이는 버번 위스키와 같이 바닐라 캐릭터가 풍부한 위스키와 상호보완이 뛰어납니다. 최근에는 에어프라이어에서 조리가 가능한 냉동 애플 파이가 있어 수고스러움 없이 간편하게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버번 위스키 외에 발베니 위스키, 달위니 등 꿀의 노트를 지닌 싱글 몰트 위스키를 함께 마시기도 합니다.
8. 초밥이나 회(Sushi)
초밥 조금 의외일 수도 있지만, 대표적인 일식 요리인 생선회와 초밥은 다양한 위스키와 페어링될 수 있습니다. Chasing the Drammer의 포스팅에서 인용한 Whisky Magazine에 따르면, 초밥을 마리아주로 여러 차례의 테스트에서 가장 잘 어울리는 위스키로 탈리스커 (Talisker)가 1위를 차지하였다고 합니다. 스시 (Sushi)는 소금기를 지니고 있는 위스키들, 화려한 꽃향기와 풍부한 과일 캐릭터를 지닌 위스키에 조합하기 적합합니다. 여기에 해당하는 위스키들은 아일레이 (Islay) 위스키, 스페이사이드 (Speyside) 위스키, 일본 (Japanese) 위스키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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