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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야기]

[술이야기] 샴페인의 탄생, 샴페인의 역사

by Sugarone 2024.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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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포성 와인(sparkling wine 통칭 샴페인)은 생년월일이 있는데 1693년8월4일. 동 페리뇽(Dom Perignon) 수사가 이날 샴페인을 발명해냈다. 프랑스 샹파뉴(영어 발음 샴페인) 지방은 자신들이 발포성 와인의 원조라고 철석같이 믿는다. 마치 사실처럼 전해지는 구전(口傳)에는 보다 극적인 요소가 담겨 있다. 베네딕트 수도회 소속 오비레 수도원은 고민을 갖고 있었다. 미사에 쓰일 포도주를 쌓아놓은 포도주 창고에서 가끔 병들이 폭발했기 때문이다. 농부들은 이를 미친 와인이라고 부르며 두려워했다. 그러나 장님이어서 그런지 남다른 미각을 갖고 있는 페리뇽 수사는 폭발하는 와인에 흥미를 가졌다. 오랜 연구를 통해 그는 맛이 일정한 발포성 와인을 빚어내는 방법을 찾았다. 이게 바로 전세계 발포성 와인의 기원이다.

 

샴페인의 어원

 

샴페인은 프랑스 동북부의 샹빠뉴(Champagne) 지역의 영어식 발음으로 샹빠뉴라는 어원은 고대 로마인들이 썼던 라틴어 캄파니아(Campania 평야)에서 유래했습니다. 너른 평야 지역인 이 지역의 와인에 지명을 그대로 붙여서 샹빠뉴라 불렀는데, 영어식 발음 샴페인으로 세계에 널리 알려진 것 입니다. 샴페인이 축배의 상징이 된 것은 꽤 오랜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데 서로마 제국이 멸망하기 전이던 서기 300년대부터 이 지역에서는 넓은 평야와 시원한 기후를 활용해 양질의 화이트 와인을 생산했는데요. 서기 476년 서로마 제국이 멸망하고, 프랑크족들을 통합한 클로비스 1세가 샹빠뉴 지역 대도시인 랭스(Reims)에서 카톨릭으로 개종하고(서기 508년) 그 지역 고품질 와인을 축하 만찬에 쓰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합니다.

 

초기의 샴페인은 우리가 알고 있는 탄산이 함유된 뽀글이가 아니었다는 사실 아시나요? 1600년대 우연한 발견 전까지는 샴페인은 그저 왕족과 귀족들이 즐겨 마시는 고급 스틸 와인(still wine 기포가 없는 일반 와인)일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샹빠뉴 지역의 위도와 기후적 특성 때문에 샴페인의 운명을 송두리째 바꿔 버리는 사건이 일어나게 됩니다. 어느 날 샹빠뉴 지역 양조장의 한 와인메이커가 까브(cave 와인 보관 창고)에 가보니 외부 침입 흔적도 없이 와인 몇 병이 스스로 깨져 있었습니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여러 양조장에서 몇 년에 걸쳐서 이런 일이 계속적으로 일어났고, 사람들은 이를 기이한 일로 여기고 불안해 했습니다. 당시엔 이를 악마의 술이라 부르며 기피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와인병이 깨지는 일은 샹빠뉴의 지리적 기후적 특성 때문에 생긴 겁니다. 다른 지역에 비해 다소 추운 샹빠뉴 지역에서는 겨울이면 와인 발효가 중단됐다가 날씨가 포근해지는 봄에 재차 발효가 진행되면서 병 속에서 탄산가스가 발생하곤 했는데요. 이렇게 생겨난 탄산가스가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팽창압력을 버티지 못한 병이 깨졌던 겁니다. 클로비스 1세 이후 왕권을 차지한 프랑스왕은 랭스에 세워진 대성당에서 대관식을 거행하는 전통이 생겼습니다. 실제로 역사상 30명이 넘는 왕들이 랭스 대성당에서 즉위식을 치렀구요. 새 왕이 즉위하는 기쁘고 영광스러운 날에 쓰이던 축하주가 바로 샴페인이었던 겁니다. 가히 축배를 위해 존재하는 와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렇게 골칫거리로 치부되던 기포를 오감을 자극하는 주요한 요소로 발상의 전환을 이뤄낸 사람이 바로 샴페인의 대표 브랜드로도 널리 알려진 ‘돔 페리뇽(Dom perignon)’의 피에르 페리뇽 수도사 입니다. 그는 이 시기 ‘요상한 거품을 없앤 양질의 와인을 만들라’는 임무를 띄고 샹파뉴 지방의 오빌레(Hautvillers) 수도원의 취사와 와인 담당 수도자로 부임했습니다. 페리뇽은 수년이 지나 결국 병이 깨지는 현상을 막고, 거품에 안에서 액체에 녹아드는 방식을 발견해냅니다. 두꺼운 유리병과 코르크 마개를 철사로 고정시키는 방법으로 병이 터지지 않으면서도 거품이 살아 있는 와인을 개발한거죠. 이후 후세에 이르러 페리뇽 수도사의 이름에 성스럽다는 의미의 도미누스(Dominus)를 붙여서 도미누스 페리뇽, 줄여서 돔 페리뇽이 됐습니다.

 

돔 페리뇽 수사
돔 페리뇽 수사

 

샴페인의 창시자 돔 페리뇽 수사

 

샹파뉴 지방의 구전에는 후렴구처럼 설명 하나가 따라 붙는다. 페리뇽 수사가 입안에서 터지는 탄산의 향이 뛰어난 발포성 와인을 시음하고는 이렇게 말했다는 것이다. 이보게, 나는 지금 별을 마시고 있다네. 그럴싸하지만 사실일까. 널리 퍼진 구전일 뿐이다. 중세 초기부터 발포성 와인을 즐겼다는 다른 구전도 있다. 최소한 1544년부터는 기록에도 등장한다. 영국인 물리학자 크리스토퍼 메렛은 1687년 발포성 와인 제조법을 책자로 펴냈었다. 페리뇽 수사가 장님이었다는 점도 사실과는 다르다. 평소 습관적으로 눈을 감고 와인을 음미했을 뿐이다. 별을 마신다는 표현 역시 역시 19세기에 등장한 광고 문구다. 페리뇽 수사를 이은 후배들의 창작이라는 샴페인의 탄생 신화에는 진실도 섞여 있다.

 

무엇보다 페리뇽 수사가 샴페인 주조 공정 표준화에 공을 세운 점은 분명하다. 뛰어난 발포성 와인을 얻기 위한 포도주 혼합은 물론 지나친 발효로 인한 폭발을 막는 방법도 고안해냈다. 우선 영국에서 두꺼운 유리병을 수입해 와인을 담았다.(석탄의 화력을 이용하는 영국산 유리병 신제품은 나무의 화력에 의존하는 프랑스의 와인 병에 비해 훨씬 강하고 두터웠다). 코르크 마개에는 철사를 덧댔다. 페리뇽 수사에 의해 규격화한 샴페인을 귀족사회에 퍼트린 인물은 오를레앙 대공(자본주의 초기 3대 버블의 하나로 스코틀랜드 출신 존 로가 야기한 미시시피 주식투기 사건을 추인한 인물이 바로 오를레앙 대공이다).

루이 14세 사후 1715년부터 1723년까지 섭정으로 프랑스를 다스렸던 그가 좋아하는 샴페인, 특히 돔 레리뇽은 파리 사교계의 연회용 주류로 떠올랐다. 오늘날 고급 발포성 와인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돔 페리뇽을 위시한 샴페인 신화는 과장과 증폭 과정을 넘어 상징화 단계도 밟았다. 프랑스는 만들어진 전통인 샴페인의 희소가치를 지키려 상퍄뉴 지방 이외의 발포성 와인에는 샴페인이라는 상호를 쓰지 못하도록 법으로 규제하고 있다. 프랑스가 애써 지킨 샴페인은 해가 갈수록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1800년대에 약 30만병이던 샹파뉴의 삼페인 생산은 2015년 14억2,800만명으로 치솟았다.

 

와인과 샴페인이 주산물인 샹파뉴 지방은 프랑스 내에서도 가장 소득이 높은 지역으로 손꼽힌다. 정작 동 페리뇽을 비롯한 고급 샴페인은 절반 이상이 해외로 팔려 나간다. 프랑스 국내에서 소비되는 고급 샴페인의 절반 가량도 외국인 관광객의 목젖을 적신다. 수입국은 영국이 3,415만병으로 가장 많은 가운데 미국 2,051만병, 독일 1,190만병, 일본 1,180만병 순이다. 샴페인이라는 브랜드의 향에 취해서일까. 한국의 수입량은 약 60여만병으로 순위권 밖이지만 고가 샴페인의 수입 비중이 높은 나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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