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와인은 가성비가 좋기로 유명한데, 이런 칠레의 와인은 프랑스의 영향을 많이 받아 와인 산업이 발달했다고 합니다. 프랑스인들은 칠레의 기후와 토양이 고급 와인에 이상적이고 가능성이 풍부하다는 것을 일찍이 알고 투자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칠레와인의 시작
1500년대 중반에 스페인 선교사들이 칠레에 포도를 처음 심으면서 와인 생산이 시작이 되었는데, 처음에는 캐러비안, 멕시코, 페루 같은 북쪽 지방에 주로 포도를 재배했지만, 지금은 안데스 산맥을 따라 형성된 칠레와 아르헨티나에서 집중적으로 양조용 포도가 재배된다고 합니다. 이렇게 포도를 재배한 지 오래되었지만, 오랜 내전과 치안 불안, 폐쇄정책 등으로 와인산업이 제대로 발전을 못했다고 해요. 1980년대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해외자본 유입과 함께 품질개량이 이루어져 세계 와인시장으로 확대되었지요. 칠레의 지형을 한 번이라도 봤다면 아시겠지만, 세계에서 가장 긴 나라입니다.
태평양과 안데스 산맥 사이에 위치해 좁고 길쭉한 지형의 특성으로 엄청난 기온 조절 효과가 나타난다고 합니다. 바다에서 육지로 서늘한 공기가 유입되기 때문이지요. 이런 독특한 지형 때문에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필록세라의 피해를 입지 않은 곳이라고 합니다.
필록세라는 원래 미국종 포도나무인 '비티스 라브루스카'에서 서식하던 몸길이 1mm 내외의 작은 벌레입니다. 필록세라가 유럽에서 처음 발견된 것이 1863년경으로 이 벌레는 뿌리에 기생하며 면역력이 없던 유럽산 포도나무인 비티스 비니페라를 감염시켜 초토화시켰습니다. 필록세라에 내성이 있는 미국종 포도나무 뿌리와 유럽종 포도나무 대목을 접붙여 재배하는 방식으로 예방이 시작되어 현재는 이런 신품종이 재배됩니다. 전 세계의 포도나무를 고사시킨 이 필록세라가 유일하게 칠레만 정복하지 못하여, 필록세라 사태 이전의 포도나무가 존재하며 고전의 맛이 유지되는 유일한 곳이라고 하니 칠레의 와인입니다.
칠레 와인 시장
칠레 와인 시장은 프랑스의 영향으로 메를로와 카베르네 계열의 보르도 품종을 집중적으로 재배하여, 레드 와인 생산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물론 화이트 와인도 가성비가 좋고, 카리냥 등의 적포도 품종은 와인 애호가들로부터 호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1994년에는 그동안 메를로 품종이라 여겼던 품종이 프랑스의 한 육종학자에 의해 카르메네르(Carmenere)라고 판명된 사건도 있었어요. 이 카르메네르는 필록세라 사태 이전에 칠레에 전파된 것이에요. 프랑스 보르도에서는 병충해에 취약하고 재배가 까다로운 카르메네르가 더 이상 생산되지 않았기에, 멸종되었다고 생각했던 이 품종이 칠레에서 잘 생존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마이포 밸리
마이포 밸리(Maipo Valley)는 안데스 산맥과 코스탈 산맥 사이에 위치한 전통적인 와인 산지로 밤낮의 기온차가 심해 포도 재배에 적합한 곳입니다. 특히 카베르네 소비뇽이 잘 자라는 환경이어서 이 품종을 베이스로 하는 와인이 많이 생산됩니다. 콘차 이 토로(Concha y Toro), 쿠지노마쿨(Cousino Macul), 카르멘(Carmen), 산타 리타(Santa Rita) 등 유명 와이너리가 이 지역에 몰려 있습니다.
콜차구아 밸리
콜차구아 밸리(Colchagua Valley)에는 국내에서도 인기가 많은 '몬테스 알파 엠'(Montes Alpha M)을 생산하는 몬테스, '클로 아팔타'(Clos Apalta)로 유명한 라포스톨(Lapostolle) 등 칠레 프리미엄급 와인을 생산하는 와이너리가 많이 위치한다고 합니다. 특히 아팔타(Apalta) 지역은 프랑스 그랑크뤼급, 미국의 나파 밸리 와인과 견줄만한 최고의 레드 와인이 만들어지는 지역이라고 합니다.
최신 기술과 장비를 도입하여 현대식 양조를 하면서도 전통의 풍미를 강조하는 칠레 와인은 미국 와인과 같이 빈티지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답니다. 무엇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꽤 좋은 품질의 와인을 맛볼 수 있다는 점이 크나큰 강점이지 않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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